부동산 경매비법
김경만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매경출판주식회사)
경매 기웃거리다 저자의 블로그에서 알게된 책.
열심히 일하면 잘 사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란 것이라 싶었지만 따로 어떻게 할 바 없어서 그렇게 믿고 있었다. 좋아하는 일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만도 그리 녹녹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돈이란 것 또한 결코 녹녹치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단순하게 해서는 잘살 것 같지 않다는 불안감도 적지 않다.
올해 이사를 갔다. 9년전에 1억 250으로 아파트를 마련했었다. 3000의 대출이 있었고. 그 당시 학교를 다닐 때여서 정기적인 수익이 없었고 매달 나가는 원금과 이자 75가 버거웠다. 카드가 연체되기도 했고. 결혼때 돌 때 받은 금붙이 다 팔기도 했고. 지금 생각해 보면 미련하기 짝이 없었다. 학교가 끝날때 까지만이라도 거치해서 이자만 부담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든 수를 만들었어야 하는데. 첫 집을 문래동으로 택한 건 2가지 이유였다. 교통과 집 값. 학교가 있는 신촌으로 갈때도 지하철 한번이면 되고, 프리로 일한 일감이 대부분 있는 강남과도 교통이 좋고. 그리고 집값이 서울에서 가장 쌌다. 문래동은 준공업지역이어서 27평이 저가격으로 가능했다. 서울 어디서도 이런 교통에 이런 값이 없었다. 그러더니 문래역 바로 옆에 LG 아파트가 들어섰다. 평당 500 정도의 동네에 평당 1500의 아파트가 들어섰다. 그리고 들어서 있던 공장들이 하나둘 이전하기 시작했다. '거북이' 세글자를 굴뚝에 커다랗게 써놓았던 롯데재과도 이전했고. 그래서인지 문래동 아파트들의 집값도 덩달아 올랐고, 대부분 평당 1000정도는 됐다. 결국 2억 7000에 팔고 이사를 왔다.
많이 허무했다. 열심히 살면 돈 버는 줄 알았다. 집을 샀을 당시 대출금 땀시 연구에 집중하지 못했고, 버거웠고 적지 않은 후회도 하고 원망도 했었다. 공부 끝날때 까지는 어려워도 버텼어야 하는데, 집을 사버리는 바람에 공부도 제대로 못하게 됐다고. 그런데 열심히 일한 것과는 관계없이 돈이 벌렸다. 벌린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시가가 비싸졌고, 몰랐던게 대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커졌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면 돈 잘벌어야 할 것 같은데, 회사에서의 현실은 그렇지 않고, 얼떨결에 사둔 집으로 돈을 벌었다는 것이 영 게운치 않다. 물론 좋다. 싫다고 말할 수 없다. 그 당시 사두지 않았으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어림도 없었을 것이다. 다행이다 싶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생각을 바꾼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자아 실현과 생활 유지이고, 돈 버는 것은 투자로 하여야 한다고. 일 열심히 해서는 돈 못 벌고 오직 어떤 방법으로 간에 투자 혹은 투기여야 한다고. 왜 사람들이 이명박을 찍었는지 살짝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나라 얘기였던 재개발, 정치, 세제, 금리등의 이야기가 귀에 들리기 시작한다.
회사가 내년에 분당으로 이사간다 하다. 지금 사는 곳에선 도저히 출퇴근이 불가능해서 분당 쪽의 집값을 알아봤다. 홀로 계신 장모님도 모셔야 하기에 방이 4개는 되야 한다. 집값이 어림도 없다. 도저히 가능하지 않다. 분당에서 살짝 떨어진 곳을 찾아 본다.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능할 것 같다. 목록에 이상케 싼 집들이 있다. 경매로 나온 것이라 한다. 낯설었다. 하지만 가격이 낮은 만큼 그만큼 뭔가 내주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경매를 좀더 찾아보니 뭔가 조금 복잡하고 위험성도 있어 보인다. 단순한 눈팅만으로는 위험이 너무 크다 싶어서 책을 봐야 싶었다. 그래서 눈에 띄는 책을 우선 주문했다.
한숨이 읽어내렸다. 혹시나 시험 준비서와 같으면 재미도 없고, 책 보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필자의 실제 투자내역을 적어 놓은 것이기에 마치 소설을 읽듯 재밌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가장 이해가 안되었던 유치권도 당연스럽게 이해가 됐고. 나와 같은 이에게 입문하기에는 가장 좋은 책인 것 같다. 가격은 쎄다 18,000원. 좋은 입문이 되었다.
몇가지만 추린다.
- 주의해야 한다. 성공기만 있기 때문에 뭣모르고 땅집고 헤험쳐 보고 싶어 진다.
- 경매의 핵심은 명도이다. 경매로 집내주는 사람의 맘이 고울 리 없다.
용어조차 낯설은 이에게만 강추. 조금이라도 공부한 이에겐 모르겠다.